학생도 야근합니다.
영회형 블러그를 통해서도 몇번 보았고 실제로도 스터디를 같이 하는 선배님들이나 IT쪽에 인턴으로 일을 하러간 후배의 경우 수시로 야근을 한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말에도 일을 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죠.
학교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는 모습을 보고 정말 정신적인 공황 상태입니다. 겨울방학이 다가오는 이쯤에 왜이리 황당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궁금하신가요. 어떤 강사분께서 월,화 나눠져 있던 수업을 갑자기 월요일 수업을 휴강했습니다. 원래 계획에 있던 휴강이였다면 저번주 화요일에 이야기를 했었겠죠. 하지만 전혀 그런 얘기가 없이 갑자기 휴강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통합 게시판에 화요일에 다섯 개 조 발표를 위해서 휴강을 했고 화요일인 오늘 모든 조 발표를 하겠다. 라고 써놨습니다.
어이가 없었지요. 휴강한 이유는 분명히 다른 이유이고 그걸 화요일 발표 핑계를 대고 휴강하는 것 처럼 변명하는 거라고 추측을 하는 제가 너무 사고방식이 이상한건가요? 억측일 수도 있겠지요. 강사가 거짓말을 했다. 이건 둘째 문제고 1시간 30분 안에 6개 조의 발표(한 조가 발표할 것이 두 개 있었습니다.)를 어떻게 하겠냐는 겁니다. 이미 이전에도 한참 열심히 자고 있다가 일어났더니 수업 끝날 시간이 15분이나 지났는데 아무도 안나가고 듣고 있길래 다들 미친거 아닌가 하고 그냥 나가버린적이 있습니다. 설마 이번에도 그러려는 건가 싶어서 물어봤습니다.
"되도록이면 그렇게 했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해도 되는건가요? 수업이 원래 정해진 시간이 있는거 아니에요?"
"오늘 발표 할 것 때문에 어제 휴강한다고 했으니까 바쁜 사람들은 먼저 하고 가는게 좋겠네"
"-_-;;"
"발표 먼저 할 사람?"
사방에서 저요 저요를 외치고 아직 납득이 되지 않은 저는 멍하니 있었습니다. 기회를 잘 노리던 학생들이 발표를 먼저 시작하고 불과 3개의 조가 발표를 하면서 수업시간이 약간 오바되었습니다. 전 여기까지는 참고 있었습니다. 아 그래 5분 정도야 봐줄 순 있지. 그런데 이 순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갑자기 다음에 발표하기로 했던 조원들이 후다닥 발표 준비를 하더니 발표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뭐야 쟤네 왜 저래"하고 둘러 보니 강사는 발표를 들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 애들을 더 살펴 봤습니다. 바쁘다고 먼저 발표를 한다고 손들고 먼저 발표한 애들은 책상에 그대로 앉아 있습니다.
정말 열이 받아서 뛰쳐나왔습니다. 저희조 발표 담당은 접니다. 제가 나가는 걸 봐도 아무도 미동도 안합니다. 오히려 "가려고?" 라며 이상한 사람 보듯이 물어봅니다. 내가 정말 이상한건지도 모르죠. 하지만 전 학생 때부터 야근을 당연시 생각하는 학우들과 다른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에 오늘도 뛰쳐 나왔습니다. 이일로 생기는 최대 불이익이라고 해봤자. 학점이지만 그딴 학점은 필요 없습니다. 이익은 확실하죠. 전 그들과 다르다는 겁니다. 현실을 바꾸려고 몸무림 쳤다는 데 뿌듯함을 느끼지만 참 씁슬하네요.
다이나믹 듀오의 노래 가사 중에 대학생은 학점의 노예라는 가사가 있는데 딱이더군요. 평소 수업에 관심도 없던 학생들이 교수님과 합작으로 수업을 늘리는 모습 참~ 아름답고 솔직한 모습입니다. 이러니 학부의 미래가 밝을 수밖에. What a Wondeful Lec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