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LTS가 뭐의 약자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예전에 한번쯤 찾아봤지만 잊어버렸다. 알아서 뭐하리.. 그냥 토플 같은 영어 시험인데, 호주나 캐나다 등으로 이민이나 유학갈 때 자주 이 시험의 점수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한국도 카이스트에서는 IELTS 시험 점수를 공인영어 점수로 삼고 있다고 한다.

어쨌거나, 지난 9월 3일 시험을 봤다. 입으로 이야기 하자면,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할 수 있고, 내 속은 “참 많이 부족하고 부끄럽군.” 이라고 말하고 있다. 대신 머리로는 어느 정도 내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그리고 IELTS 시험 분위기와 절차에 대해서 각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우선 듣기!

소리는 조금 큰가? 싶을 정도로 잘 들린다. 문제는 총 40 문제인데, 지문은 4개. 4개의 지문은 점차적으로 어려워진다. 쉬움 –> 무난함 –> 어려움. 이 순서다. 특히 마지막 문제가 가관인데… 한 5분간 영어로 솰라 솰라 설명을 쭉 들으면서 10문제를 풀어야 한다. 미리 문제를 읽을 시간을 주긴하는데, 마지막 문제는 그 이전 문제와 달리 듣는 것과 답안지가 직관적으로 맵핑된 것이 아니라 유의어와 요약을 섞어놔서, 어느정도 유추가 필요한 문제가 나온다. 이 마지막 문제 하나를 놓치면 10문제가 날아가기 때문에 이런 문제 유형을 많이 연습해 두는게 필요하다.

읽기!

1시간에 40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지문은 4개. 듣기와 마찬가지로 지문의 난이도는 쉬움 –> 어려움 순으로 배치되어 있다. 이 날은 운이 좋았는지, 시험장이라 집중이 더 잘 됐는지 모르겠지만, 앞에 지문 3개에 딸린 30문제를 30분만에 풀었다. 나머지 한 지문은 꽤 길었지만, 30분이라는 시간이 남은것을 보고 안심이 되서 긴장하지 않고 전부 읽어낼 수 있었다. 이건 4지문짜리 세트로 시간 관리 하는 요령과 답 찾는 요령을 익혀야 하며, 기본적인 단어 실력을 향상 시키는게 중요하다. 몇 가지 핵심 단어를 잘 몰라서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단어도 있었다.

쓰기!

가장 많이 걱정했던 쓰기. 연습도 별로 못했고, 사실 한번도 문제를 풀어본 적은 없다. 다만 쓰기 문장 구성에 대해서 공부했었고(머리에 달달 외워지진 않지만..), 서론 구성에 필요한 주요 문장을 외웠었다. 여기서는 두 문제가 나오는데, 하나는 편지쓰기, 하나는 논설문 쓰기. 편지는 150자, 논설문은 250자 이상 써야 된다. 대충 답안지 한 줄에 쓴 단어 수를 세어 보니, 10~15단어 사이가 된다. 따라서 편지는 최소 13줄에서 15줄 정도를 써야 안전하고, 논설문은 25줄 이상을 써야 안전하다는 것을 시험 중에 알게 됐다. 이런게 바로 실제로 시험을 보지 않았으면 몰랐을 정보다. 이런 임기응변이 없었으면 일일히 단어수를 세면서 시간을 다 보냈겠지만, 난 예전에 연못에 들어있는 물고기 수를 세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본 적이 있기 때문에 이 정도는 손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 음하하핫. 어찌됐든 시험 결과는 그리 좋치 않을 것이다. 단어수는 넘겼지만, 사용한 문장이 올바른 표현인지, 더 적절한 표현은 없는지, 문장 연결이 매끄러운지, 적절한 단어를 사용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됐다.

말하기!

망했다. 아마도 점수는 듣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오거나, 그 보다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 몸풀기 질문을 10분간 던지고, 본격적인 생각하며 말해야 하는 질문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일단 이런 질문에는 되도록이면 6하원칙에 따라 조목 조목 이야기 하는게 중요한데, 나는 시험 볼 때 이걸 까먹고, 마구 허둥 지둥 답하다가 말도 꼬이고, 혀도 꼬이고, 계속해서 입버릇처럼 한 단어를 되네이기도 하고… 아무튼 이 부분에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OTL…

시험 점수는 추석쯤 나온다고 한다. 온라인으로 조회도 가능하고 우편으로 성적표도 날아온다. 시험 점수 블로그에 공개해둘까 말까 고민이다.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면 좀 더 정신차리고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할까 싶기도 하다… 그럴까 말까… 는 시험 점수를 받아보고 나서 결정해야겠다.

다음 시험은 3월에 보겠다. 파이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