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학교에 와서 11시 30분이 조금 지날 즈음 갑자기 엄청난 화가 몰려들었다. 난 너무도 갑작스래 밀려온 화를 감당 할 수 없었고 결국 주저리 주저리 안좋은 말들을 내뱉고 말았다.

기분이 너무 안좋고 기운도 빠지고 머리는 대체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이냐며 되뇌이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블러그에 번역해서 글을 올리고 있었다. 홧김에 미친듯이 했더니 꽤 많은 분량을 단기간해 한 듯하다.)

그러다 몇 시간 후 화를 내며 말다툼을 한 상대방에게 화해의 메시지를 받았다. 죄송하다며 음료수를 건네 왔다. 나도 막말을 했기 때문에 잘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그냥 아직도 아까 그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당신이 싫어서 그런것이 아니라는 것만을 얘기하고 자리를 황급히 피했다.

그러다 한참 교수님 방에서 졸음이 몰려오길래 한숨 자려는데 전화가 온다. 통화를 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나 책장을 보는데 이 책이 보였다. 번역본이였는데 표지에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라는 부제도 있었다. 전화를 받으며 책을 쭉~살펴보고 있었다.(원래 멀티태스킹에 강하다!!) 그러다 갑자기 꽂히는 문구.. 혼자서 화를 풀기 어렵다면 친구에게 도움을 청하라.(음 아까전에 동기를 불러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었군...이것도 화풀이의 한가지 방법이구만..) 하긴 그 친구랑 이야기를 하고 나니 좀 풀리는 기분이 들긴 했지만 여전히 찝찝한건 남아 있었다. 그 친구에게 말한다고 뭐가 해결되는 건 아니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결해주길 바래서 불러내 이야기를 한 것도 아니였고 그냥 답답했기 때문에 말할 상대가 필요했었나 보다.

"남을 미워하면 나도 미움받는다." 이러한 당연한 말들이 많이 적혀있는 책인데 화가 나면 이런 당연한 말들을 머리에서 인식할 겨를이 없기 때문에 막상 화가 났을 때 어떤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다만 화를 풀고 싶다면 선물이 좋다는거.. 그리고 화해를 요청했다고 해서 화가 풀릴거라 기대하지 말라고 한다. 맞는 말 같다. 나도 아까 음료수를 받았지만 교수님 방으로 돌아와 음료수를 다 마시고 그 사람의 화해 요청한 말을 되씹어 보기 전까진 화가 풀리지 않았었다.

각자의 모자람을 스스로 인정하라.

바보같았다..화가 났을 땐 한 탬포 쉬고 말을 많이 하면 안되겠다. 누누히 다짐을 하고 또 해도 역시 쉽지 않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