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좀 힘든 일이 있어서 책방을 찾아갔습니다. 헐, 책방에서 이 책 저 책 둘러보는데, 맘에 드는 책이 별로 없더군요.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한 상태라서 좀 진정시켜줄 책을 찾고 있었는데, 딱히 저에게 도움을 줄만한 책을 못 찾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서점을 나갔습니다. 나가서 집에 가는 전철을 타려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집에 가봤자. 공부도 안 되고, 분명 PSP 하다가 졸리면 자게 될텐데.. 지겹다. 책을 사자' 그래서 다시 집에 가던 발검을을 돌려서 서점으로 향했습니다. 가장 끌렸던 시집(류시화가 엮은 시집 두 권)이 있는 곳 근처로 그 님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기막힌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낮에 그렇게 우울한 결말을 얘기한 두 사람이 몇 시간 뒤에 우연히 만나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둘 다 첨엔 멍하게 보다가 웃어버리고, 제가 봐둔 시집 두 권을 (강제로) 선물받고 커피숖에 가서 간단하게 얘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컴터를 켰다가 금방 끄고(제 블로그 방명록과 포럼에 질문도 봤지만, 잘 읽히지도 않고 답변 할 기력도 없더군요.) 시집을 읽다가 잠들었습니다. 시집은 정말 좋았습니다. 가슴에 팍팍 꽂히는 맛이 있더군요. (몇 개는 전혀 공감할 수 없는 시들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눈이 감길 때까지 시집을 읽다가 잠 들었습니다.

그렇게 자고 났더니, 상태가 좀 좋아졌습니다. 단순한 휴식 때문인지, 시집 때문인지, 운연한 만남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조금은 괜찮아져서 다행입니다. 당분간은 학습보다는 마음을 추스리는 시간을 가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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