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만 해도 맥주 두 병씩을 마시곤 했는데... 어느날 맥주 두 병을 먹고 자다말고 '토할 것 같음'을 느낀 이후로는 '맥주 한 병'을 마시곤합니다.

영회형과 대화 중에 무심코 생각도 못한 '송년회'라는 단어를 들었습니다. 송년회 스케쥴 때문에 바쁘시다고.. 흠... 그리고 교내 스터디를 하는 중에도 애들 중 몇명은 송년회 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누구를 부렀느니 말았느니. 이따 갈까 말까.. 이런 얘기들...

그렇습니다. 언젠가 부터 저는 '왕따'가 되었습니다. ㅎㅎㅎ 오늘은 12월 28일 10분 뒤 이 글이 올라갈 쯔음에는 아마 12월 29일 되겠죠. 이 왕따 생활은 그리 짧지 않습니다. 제가 복학한 뒤 '공부'에 매진 하기 시작할 때 부터 BIT 학생회장으로 지낸 올해에 걸쳐 저는 친구들도 술자리에 부르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었습니다.

처음엔 섭섭한 마음에 술자리에 찾아가 하소연도 했습니다. '이젠 아주 부르지도 않는구나? 엉?' '바빠 보여서'가 일색이였습니다. 바쁘죠. 사실입니다. 이 친구들이 절 진짜 보기 싫어서 안부르는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야 맘이라도 편하죠.

오늘도 같이 스터디를 하는 친구 중 한명은 친구들과 밤새 술을 마시다 전화도 받지 않고 뻗어버려서 스터디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 얘는 왜 아직도 술을 이렇게 마시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술을 마시며 생각하니 '난 왜 애처럼 술을 못마시지..부럽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엊그저께 졸업 하신지 1년이 되가는 어떤 선배님이 학교에 나오며 공부하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취직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였나 봅니다. 저에게 전화를 걸어오셔서. 학교냐고..오면 연락하라며 전화를 하셨습니다. 그때가 9시 반이라 아직 집에서 빈둥대는 중이였습니다. 학교에 가서 전화를 하니..뭐하냐고 합니다. 공부를 한댔더니. '그거 해봤자 써먹지도.....' '네?' '밥먹을래?' '아니요. 저 지금 공부 막 하려던 중이라서요.'... 제가 공부하는게 뭔지도 물어보지 않고 그런 말씀을 하는 걸 보면.. 상당히 지친 상태이신걸 알 수 있었습니다. 딱히 학교에서 같이 밥먹을 사람도 없기 때문에 왠만하면 같이 먹었을 텐데 막 오르기 시작한 공부 페이스를 떨구고 만나고 싶은 무언가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아마.. 삐지시지 않았을까 생각이 됩니다.

엇! 맥주 한 병을 다마셨군요. 사뭇 외로움이 밀려와 맥주를 마시며 적어봤습니다. 재밌군요. '맥주 한 병'을 마실 때 마다 시리즈 처럼 올려야 겠습니다. ㅋㅋ

ps : 내가 말했지? 난 내방에서 혼자 맥주를 마시지만 사실 난 혼자 마시는게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