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수업 과제로 면접 Q&A를 모아서 레포트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일반 질문 10개와 황당 질문 5개, 심층 질문 5개 총 20개를 인터넷에서 긁어다 붙이거나 생각해서 쓰고, 답변만은 자신이 직접 적으라는 숙제입니다.

숙제를 해보기도 전에 이미 한 번 면접을 봤기 때문인지 숙제가 별로 재밌게 느껴지진 않지만, 그래도 중간고사를 레포트로 대체도 해주시고, 4학년 졸업반이라고 이런 숙제도 내주시는 배려까지 해주셨는데, 안 하자니 조금 민망합니다.

그래서 여러 면접 질문들을 조사해 봤습니다. 이럴 때는 네이버가 도움이 됩니다. 엄청난 질문들이 나옵니다. "맨홀 뚜껑은 왜 동그란가?"(MS 면접 질문) 부터 "자신의 장 단점을 말하시오."같은 일반적인 질문들까지 여러 질문들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몇몇 질문과 답변은 참으로 식상하며, 가식적으로 느껴지기 까지 합니다. 그런 질문과 답변을 보면서 생각에 빠져듭니다.

요즘 대학생들은 '면접 스터디'라는 것도 한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면접관 역할이 되어서 질문을하고 또 누군가는 실제 면접을 보는 입장이 되어서 대답을 하며 스터디를 할 것입니다.

저는 이 모습이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말을 잘 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외워둔 말로 자신에 대한 상대방의 인식을 치장하는 것은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취업 경쟁이 심하지 않던 시절도 그런 스터디가 존재하고, 이런 숙제가 필요했을까요? 그렇지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더 어리숙하고, 웃음을 자아내고, 진땀빼는 면접이 될 수는 있었겠지만, 오히려 그로인해서 더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었고, 면접관도 보다 진실에 가까운 모습을 보고 판단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스터디 하는 것을 말릴 수도 없고, 면접관이 멋지고 유연한 답변에 혹하는 것을 말릴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실무 능력을 평가하는데 더 높은 점수를 주어야 하고 말빨 면접은 비중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말빨이 아니라 실력일테니까요.

그렇게 되면 학생들도 말빨 스터디를 하지 않고, 좀 더 진정한 자기 계발과 공부에 매진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저는 이 숙제를 안 해도 됐을텐데 말이죠.(오히려 이 시간에 린 관련 책을 보거나 스타를 봤을 텐데..)

숙제가 하기 싫어서 해본 소리였습니다.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