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학교에서 자신의 사명서를 쓰라는 숙제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땐 귀찮기도 하고해서 대충 책에서 본 문구들을 출처까지 밝히며 제출해 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토비님께서 적어주신 글이야 말로 딱 사명서로 어울리는 내용이었습니다.
제 진짜 사명서에 이제 한 줄이 추가 되겠네요.

재미있는 일을 하겠다.

제 블로그 오른쪽 사진 밑에도 적혀있지만, 저는 행복한 개발자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개발자로써, 고통받거나, 고뇌하는 시간보다 웃는 시간 즐어운 시간이 더 많은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필요조건 이라고 생각됩니다.

혼자 공부만 하는 것도 재미가 없었고, 공부해서 나눌 때(스터디)는 좀 재밌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계속 스터디를 하고 블로그를 하고있죠. 그런데 저에게는 얼마전 중대한 변화가 생겼습니다.(시간이 지나면 별로 중요한 결정이 아닐 수도 있지요.) 지금처럼 계속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취업을 선택했습니다. 사실 무슨 일을 하게 될지도 모를뿐더러, 그 일이 재미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스프링, 하이버네이트 기반의 프레임워크 개발이라고 들었지만 출근해서 직접 경험해보기 전까진 확신 할 수 없습니다.) 단지 경력에 좋다는 말, 공부를 지금처럼 계속 할 수 있다는 말, 그리고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 난생처음 개발 현장에 참여해볼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그 길을 선택했습니다.

지금처럼 계속 공부를 할 수 있거나, 뭔가 재밌는 일(당분간은 프레임워크 개발이나 그와 관련된 공부 그리고 교육이나 발표 등에 참여)을 할 수 있으면서 돈도 벌 수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계속 필요없는 문서화나 잡일을 강요받거나 하게 되면 저는 고통에 빠지겠죠. 선택은 그때가서 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런 직접적인 경험도 해보지 않고 사방에서 들리는 말만 듣고는 도무지 결정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주 이런 말을 합니다. "일단 해보고.."

일단 해보고 오늘 정한 제 사명에 따라 행동하겠습니다.

이 숙제를 내 주신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자신의 사명서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사명서에 따라 살게 된다.

맞는 말씀이시며, 이전에 받았던 그 어떤 수업이나 숙제들보다 더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한 마디였습니다. 저는 이 말 한 마디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번 학기 그 수업에 수강하길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토비님 블로그를 RSS로 구독하고 있는 것도 정말 큰 행운이죠.(영회형을 몰랐으면, 토비님도 몰랐을텐데 ㅎㅎ) 그러고보면 저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