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잭션을 공부하던 중 Isolation을 한글로 뭐라고 할지 고민해봤습니다.(삼천포..) 가장 먼저 떠오른건 '분리', 그 다음은 '격리' 마지막은 '독립'.

트랜잭션 Isolation의 의미는 이전 글에서도 정리했지만, 마치 트랜잭션 입장에서 보면 현재 진행중인 트랜잭션이 자기 밖에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동시에 여러 트랜잭션들이 활개치고 있는 상황을 뜻합니다.

즉 물속에 물고기는 여러 마리인데 마치 물고기 입장에서 세상을 보면 자기 밖에 없는 것 같아 보이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 수준을 조정할 수 있어서 완전히 정말 자기밖에 없는 것 처럼 보이게(Serializable) 수준(level)을 조정할 수도 있지만 성능 저하가 심하기 때문에(바다에 물고기 한 마리만 넣은 상태와 거의 비슷), 어느 정도 수준을 낮춰서 남들도 있긴 있는데 서로 심각한 피해를 주지 않는 수준(Read Commit-다른 물고기가 먹고 있는 먹이는 쳐다보지도 않음, Repeatable Read-자기가 찜해둔 먹이를 고이 간직하고 있어서 언제든 그 먹이를 쳐다볼 수 있음)에서 여러 마리의 물고기(성능 좀 나아짐)를 풀어놓습니다.

대체 이걸 한글로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1. 분리: 그런 의미에서 다른 트랜잭션들과 자기 자신 트랜잭션을 별도로 띠어 놨다는 뜻에서 분리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분리 한다고 해서 꼭 개별적으로 분리하지는 않으니까 의미가 좀 안어울리는 감이 있습니다.

2. 격리: 따라서 단 하나로 분리한다는 의미가 느껴지는 격리가 좀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격리라는 단어로부터 떠오르는 이미지가 감방, 독방, 죄 와 같은 굉장히 부정적인 이미지 입니다. 트랜잭션을 분리시키는 의도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의도인데 어감이 부정적이여서 참 느낌이 불편했습니다.

3. 독립: 그런 의미에서 문제로 부터 해방되는 해방감의 느낌이 나는 독립이 떠올랐습니다. 다른 것들과 독립적으로 일을 수행하는 트랜잭션.. 그럴 듯 합니다. 일단 어감이 긍정적이고 독고다이의 '독'자가 한 개의 의미를 나타내 주기 때문에 셋 중에서 가장 좋은 단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러나 이 생각이 들었을 때는 이미 '격리'를 사용하여 정리를 끝낸 상태였습니다.

이렇게 세 가지 단어에 대해 생각하고 나니 드는 생각은 왜 전부 한자어일까. 라는 것이었습니다. 순 우리말은 없을까? 순 우리말은 누가 만들어 내는건가? '지못미', '이뭥미' 이런 단어들은 계속해서 만들어 지는데 왜 '트랜잭션', '아이솔레이션' 이런 의미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만들어지지 않는 것일까? 그래서 저는 IT에도 신조가 계속 생겨나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그런면에서 저는 북한의 한글이 부러워졌습니다. 예전에는 참 고집이 쎄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숙연함까지 느끼게 됩니다. 저는 빨갱이가 아닙니다. 그냥 북한의 그런 고집(?)을 이어받아 순수 한글로 된 IT 신조어들을 만들어 내면 좋겠다고 생각해봤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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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려운 일인것 같습니다. 어문학과도 아니고 책을 많이 읽어보지도 않았고 공부는 해야겠고 새로운 기술 용어는 계속 등장하고.. 아니 대체 하이버네이트의 Conversation은 지금 있는 한국어 중에서 어떤 단어로 대체 할 수 있겠습니까? 뭐 틀리진 않지만('의사소통'이 가장 근접한 것 같지만.. 단일 요청/응답도 의사소통이고 여러개의 요청/응답도 의사소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러개의 요청/응답을 하나의 묶음으로 처리하려는 Conversation보다 '의사소통'이라는 단어가 좀 더 포괄적이라고
느껴집니다.) 완전히 새로운 단어가 필요한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한글에도 큰~~ 개혁과 변화 그리고 발전이 있기를...

사용자 삽입 이미지그림출처: 링크 에 가시면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이유가 적혀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