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 3.0 이해와 선택' 강의 후기
'토비의 스프링 3'을 간추린 내용으로 강의를 세 번 했다. 두번은 한빛ENI에서 4회에 걸쳐서 진행했고 한번은 절반의 내용만 가지고 이동국님 소개로 NHN의 어느 한 팀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6월 말부터 강의를 시작해서 오늘 8월 말까지 거의 쉬지 않고 달려왔다. 하지만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 진행하기로 구두로 계획한 강의가 두개. 최종 합의가 끝난 강의가 하나. 현재 하고 있는 강의가 하나 있다.
강의를 처음 해보는 거라 얼떨떨 하던차에 갑자기 여기 저기서 강의 요청이 들어오는 바람에 더 얼떨떨하고 몸도 약간 피곤하다. 하지만 매우 즐겁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이 떠올라서 좋다.
첫 강의를 준비할 때는 많이 긴장했다. 처음 해보는 강의인데 준비된 자료는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난 든든했다. 나에겐 '토비의 스프링 3'이 있었다. 그 책에 있는 내용이 워낙에 좋았다. 강의 할때마다 말하지만 내가 말하고 전달한 내용은 전부 이 책에 들어있다. 난 그거 그것을 최대한 쉽게 이해하고 학습하기 편한 형태로 요약하고 편집해서 준비한 것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것 뿐이다. 그게 나의 '스프링 3.0 이해와 선택'이라는 강의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우선 소스 코드다. 난 PPT 부터 만들지 않았다. 책 내용 중에 꼭 전달하고 싶은 내용과 꼭 이해해야 할 내용을 소스 코드로 만들었다. 그것도 단계적인 학습 단계에 맞게 또 그걸 편하게 다룰 수 있도록 각 패키지에 번호를 붙여놨고 패키지 순서가 흐트러지지 않게 test00, test01 이런식으로 두가지 숫자를 패키지 명 뒤에 붙여줬다. 그 다음에 준비한 것이 PPT다. 소스 코드만 가지고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PPT로 보강했다. 이 소스에서 저 소스로 넘어갈 때 무엇 때문에 그렇게 넘어가는 것인지 그 결과는 어떤지에 초점을 맞춰 PPT를 작성했다. 마지막으로 소스코드가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려고 코딩 동영상을 녹화했다. 라이브코딩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들고 리스크가 높다. 라이브코딩의 묘미는 발표자의 실수라지만 이제 그런 시절은 갔다. 라이브코딩의 목적이 재미라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수강생을 불안에 떨게 하면 안된다고 판단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한 발표이다보니 자연스래 별로 긴장하진 않는다. 그래도 새로운 장소에서 강의하게 될 때는 항상 약간은 설레이고 약간은 긴장된다. 그래서 항상 첫강의때 1시간정도 일찍 강의장에 도착해서 노트북을 빔에 연결하고 인터넷을 잡고 이클립스를 띄우고 PPT를 띄워서 마음을 가라앉힌다. 그러고 나면 금새 마음이 편해져서 긴장이라는 말은 금방 잊게 된다. 그 뒤에는 수강생의 반응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강의가 시작되면 나는 수강생들의 반응을 살피기 시작한다. 얼굴은 반응을 살피기 가장 좋은 표적이다. 나는 설명을 하고 수강생들은 화면을 본다. 나는 수강생들의 얼굴을 본다. 그 얼굴 중에는 '네. 이해가 됩니다.', '그래 알겠어.', '이미 아는거자나', '아. 졸려..', '앗 모르곘는데', '멍...', '앗 머라고?', '어려운걸! 이거 뭐지', '멀라 뭐야 이거 먹는거?' 라는 표정이 들어있다. 그걸 보면서 질문을 던지고 좀 더 내 추측이 확실해지면 그에 따라 부연설명을 하거나 속도를 조절한다.
하지만 아직 뭔가 많이 부족하다. 지난주 금요일 수원형 TDD 강의 때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는데 TDD 보다는 강의 방식. 즉 교수법을 배울 수 있었다. 강의 내용은 분명 TDD 였지만 현재 나에게는 TDD 보다 수원형의 강의 진행 방식과 사소한 유머과 PPT에 더 관심이 갔다. 3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정도로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리고 하나도 지치지 않았다. 매우 재미있었다. 학습은 그렇게 재밌어야 한다. 배우는 맛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과연 내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도 그만큼 재미있고 유익하게 학습하고 있는지 어떤지.. 그것 조차도 잘 모르고 있다. 그저 추축만 할 뿐..
그래서 보완할 방법을 마련했다.
하나는 수원형 TDD 강의때 본 즉석 피드백 수집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보통 강의가 끝나면 교육을 받은 업체에서 피드백을 받는다. 그러나 그 내용이 나에게 잘 전달되진 않는다. NHN에서 했던 강의 피드백은 동국님께서 전달해 주셔서 잘 볼 수 있었고 굉장히 유용했다. 하지만 한빛ENI에서 했던 교육의 피드백은 내가 받지 못해서 따로 요청해둔 상태이다. 이제는 방법을 바꿔서 나도 수원형처럼 즉석에서 피드백을 받으려고 한다. 그것도 편한 방법으로 말이다. 구글 양식을 이용하는 방법인데 자세한건 나중에 설명하기로 하고, 일단 오늘 받은 피드백은 이렇다.
이상하게 이름을 안적었는데도 읽어보면 어느게 누구 것인지 쉽게 알 수 있을 만큼 익명성이 철저히 보장된다. ㅋㅋㅋ 대부분 실습 위주의 강의에 매우 긍정적이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아쉬워했다. 사실 실습 시간이 부족한 것은 내가 너무 많은 내용을 전달하려고 하는 욕심 때문이기도 하고.. 실습한 내용이 한번에 익혀지는 만만한 내용도 아니라서 그럴 것이다. 이 부분은 앞으로 조금 강의 내용을 개선해서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다.
ps: 오랜만에 썼더니 굉장히 장문으로 써진다. (사실 이보다 더 많은 내용을 썼다가 지웠다.) 앞으로는 좀 더 자주 토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