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진짜 멋진 모습을 보았습니다.

회사에서 개발자 밤샘 코딩 행사를 하는데 자원봉사를 했습니다. 딱히 그 행사에 애착이 있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 다만 도와주고 싶은 분이 운영을 하신다기에, 그 분이 자원봉사를 필요로 하신다기에 도와드렸지요.

그런데 그만 심하게 몸살이 나고 말았습니다. 마침 아내도 감기로 고생하고 있는데 저까지 완전 쓰려져서 잠만자다가 간신히 일어나서 돌아다니는 정도였죠. 어제 집에 있던 캠코더로 집안 풍경을 찍었으면 정말 왠만한 좀비영화보다 더 재밌는 장면이 많았을 것 같은데, 그걸 놓친게 정말 후회됩니다.

아무튼, 어제 너무 아픈데 배는 고프고, 이럴때 보양식이라도 먹고 빨리 나아야 내일(즉 오늘) 회사에서 강의를 제대로 할텐데.. 라는 생각밖에는 머리에 없었습니다. 그때마침 예전에 장모님 댁에서 먹었던 추어탕이 생각나더군요.

아내에게 장모님께 추어탕 좀 부탁드리면 안될까..라고 했는데 아내가 잘 전화를 해줘서 어제 점심 저녁때 정말 맛있는 추어탕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이렇게 다시 기운차리고 무사히 강의도 끝낼 수 있었던 건 다 장모님 덕분이지요. 정말 어제 그 추어탕은 다신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우리 부부는 결혼할 때 최대한 부모님께 손을 벌리지 말고 독립적으로 살자고 했고 실제로 결혼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우리 부부 자력으로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서연이가 생긴 이후로는 정말 많이 힘들더군요. 아내가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종일 서연이만 돌보는 것도 힘들고, 나도 집에서 제대로 쉬지 못하고 공부를 못하니까 나름대로 답답하고 힘들고 그렀쵸.. 그런 중간 중간 계속해서 우리 부부를 다독여 주고 힘들때마다 도움주시는 장모님이 정말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그리고.. 오늘 퇴근했더니, 이게 왠걸... 주차장에 자동차가 선물로 세워져 있군요. 운전도 잘 못하는 사위와 서연이 데리고 바깥에 다니기 힘든 아내를 위해서 차까지 사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꼭 운전연습 많이 해서 다음부턴 제가 아내랑 서연이 태우고 다니겠습니다. 안그래도 차는 사야지 사야지 했는데, 도무지 요즘 가계 상황에서는 썩 여의치 않은 시기였거든요.

그걸 또 잘 아시고 이렇게 도와주시니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잘 살겠습니다.

ps: 제가 말주변이 별로 없어서 글로 남기옵니다.